2009년 12월 10일 목요일

내가 늙었을 때

내가 늙었을 때

 

내가 늙었을 때 난 낵타이를 던져 버릴꺼야.

양복도 벗어 던지고, 아침 여섯시에 맞춰 놓은 시계도 꺼 버릴꺼야.

아첨 할 일도, 먹여 살릴 가족도, 화 낼일도 없을 꺼야.

 

더 이상 그런 일은 없을 꺼야.

내가 늙었을 때 난 들판으로 나가야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여기저기 돌아 다닐꺼야.

물가의 강아지 풀도 건드려 보고

납작한 돌로 물 수제비도 떠 봐야지.

소금쟁이들을 놀래키면서.

 

해질 무렵에는 서쪽으로 갈 거야.

노을이 내 딱딱해진 가슴을

수천 개의  반짝이는 조각들로 만드는걸 느끼면서 .

넘어지기도하고

제비꽃과 함께 웃기도 할 거야.

그리고 귀 기울여 듣는 산들에게

내 노래를 들려 줄 꺼야.

 

하지만 지금부터 조금씩 연습해야 할지도 몰라.

나를 아는 사람들이 놀라지 않도록.

내가 늙어서 넥타이를 벗어 던졌을때 말야.

 

             =드류 레더= (류시화의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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