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26일 토요일

이정하 시집에서

    

 

너에게 가지 못하고

 

나는 서성인다

 

내 목소리 닿을 수 없는

 

먼 곳의 이름이여,

 

차마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다만 보고 싶다고만 말하는 그대여,

 

그대는 정녕 한 발짝도

 

내게 네려오지 않긴가요.

2009년 9월 23일 수요일

무슨 열매 일까요?

중앙공원에 오랬만에 나갔더니 가을이 성큼 다가와 있었다

열매가 너무 예뻐서 한컷

2009년 9월 13일 일요일

소금

소금이

바다의 상처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소금이

바다의 아픔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상의 모든 식탁 위에서

흰 눈처럼

소금이 떨어져 네릴때

그것이 바다의 눈물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눈물이 있어

이 세상 모든것이

맛을 낸다는 것을

 

       = 류시화의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중에서=

 

2009년 9월 12일 토요일

징이되어 거기서 누가 우는가

내 참새 가슴에는

웃음을 잘라내는

작두질이 있습니다

 

쇠를 켜는 망치질

가죽 패는 무두질도 있었습니다

 

상주 터를 다지는

달구질 까지 있었습니다

 

이제

마흔 다섯 이 가슴은

방짜 가슴 입니다

 

통째로  하나의

울음 주머니 입니다

 

이 가슴 한번 울면

석달 열흘 비가 옵니다

 

           =유안진의 에세이  종이배 중에서=

가을 밤의 편지

이제는 사랑도

추억이 되어라

 

꽃 내음 보다는

마른 풀이 향기롭고

 

함께 걷던 길도

홀로 걷고 싶어라

 

어둠이 땅 속까지

적시기를 기다리며

 

비로소 등불 하나

켜 놓고 싶어라

 

서 있는 이들은

앉아야 할때

 

앉아서 두 손안에

얼굴 묻고 싶을때

 

두 귀만 동굴처럼

길게 열리거라

 

       유 안진의 수필집 종이배 중에서

2009년 9월 10일 목요일

낙옆 한장의 사랑과 종교

무어라고

미처 이름 붙이기도 전에

종교의 계절은 오고 말았습니다

 

사랑은 차라리

달디단 살과즙의

가을 열매가 아니라

 

한 마디에 자지러지고 마는

단풍잎 이었습니다

 

두 눈에는 강 물이 길을 열고

영혼의 심지에도

촉수가 높아 졌습니다

 

종교의 계절은 깊어만 갑니다

그대 나에게

종교가 되고 말았습니다

 

            = 유안진의 에세이 종이배 중에서=

고요한 숲에서

고요한 숲

곤충의 눈이

나를 바라 본다

곤충의 눈 속에

내가 있다

나를 바라보는 곤충의 눈을 통해

내가 나 자신을 바라본다

그토록 크면서 그토록 작은 나

 

             =1996년  가을   류 시화=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외 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비목 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비목-당나라 시인 노조린의 시에 나오는 물고기

 

              =류시화의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중에서=

2009년 9월 5일 토요일

서리꽃

손발이 시린날은

일기를 쓴다

 

무릅까지 시려오면

편지를쓴다

부치지 못할 기-이인 사연을

 

작은 이 가슴마저

시려드는 밤이면

시를 찾아 나서노니

 

사람아 사람아

등만 뵈는 사람아

 

유월에도 녹지 않는

이 마음을 어쩔래

육모 서리꽃 내 이름을 어쩔래

                       = 유안진=

 

2009년 9월 4일 금요일

나의 구월은

나무들의 하늘이, 하늘로

하늘로만 뻗어가고

반백의 노을을 보며

나의 구월은

하늘 가슴 깊숙히

짙은 사랑을 갈무리한다

 

서두르지 않는 한결같은 걸음으로

아직 지쳐

쓰러지지 못하는 구월

이제는

잊으며 살아야 할때

자신의 뒷 모습을 정리하며

오랜 바램

알알이 영글어

뒤 돌아 보아도 보기 좋은 계절까지

 

내 영혼은 어떤 모습으로 영그나?

순간 변하는

조화롭지 못한 얼굴 이지만

 

하늘 열매 달고

보듬으며,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 서정윤의 홀로서기 중에서=

2009년 9월 2일 수요일

남이섬의 하늘

예쁜 지효 재형

                                      유치원 셔틀버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한 아이들

                                             전날 출장에서 돌아온 아빠의 가방 속에